대상 : 수수헌 마을운영단
날짜 : 2025년 9월 13일(수)
장소 : 수수헌, 숭인사랑방
인터뷰하신 분: 문학철, 이영호, 김영랑, 대학생
기록 : 이경옥(글), 최정화(사진)
아직 한낮의 햇살과 여름의 열기는 땅과 하늘에 머물러 있었다. 간간이 부는 바람 자락, 후끈함 속에 살포시 가을바람 내음이 여름과 가을의 경계를 혼동하게 하는 9월,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러 가고 있다. 동대문역에서 나와 사람들의 삶이 다양하게 자리한 간판과 거리를 두리번거리며 복잡한 골목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마을공동체가 바로 이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곳곳에 마을주민의 다양한 이야기가 배어 있을 것 같아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오늘 할 일을 잠시 잊었다. 화려한 간판 저 너머에는 수채화와 먹빛을 닮은 그들의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 자주 멈추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물찾기라도 하듯 구불거리는 길을 따라 걷다 모퉁이를 돌아 나타난 수수헌. 재개발의 속도가 빨라진 마을. 그 속에서도 느림과 그리움, 다정함으로 마을 한 켠을 버티고 있는 그곳에 가득 담고 있을 그들의 이야기가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수채화를 그려 보고 싶다.
환히 통창에 비치는 주방 앞에서 마음이 넓어 보이는 운영진 대표 이영호 님은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음식의 온기와 준비하는 사람의 정성이 창가에 하얀 뭉게구름으로 피어나 창을 흐릿하게 감싸 안았다. 문을 여는 순간 끓는 소리와 분주하게 프라이팬에 뒤집개가 부딪치는 소리, 코를 기분 좋게 자극하는 매콤하고 고소한 향이 나를 맞이했다. 한편에서는 청년들이 모여 쿠키를 굽고 있었다. 붉게 켜진 오븐 안에서는 조금씩 부풀어 오르는 쿠키처럼 그들의 마음도 부풀어 올라 작은 기쁨의 탄성을 쏟아내며 시끌시끌해졌다.
“어머, 내가 만든 것이 맞는 거지? 반죽을 섞어 그저 부었을 뿐인데.”
“이 모양 봐. 너무 예뻐서 먹지 못하겠어.”
“우리 청년 사업 함께 할까? 각자의 이야기가 담긴 쿠키를 만드는 테마로.”

안녕하세요. 쿠키 만드시랴, 음식 만드시랴 너무 분주하시네요. 대표님께서 수수헌과의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영호 님 수강생에서 대표까지 가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일은 우연에서 시작되지만 스스로 시도한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창신동에 이사 온 후 코로나로 인해 활동에 어려움이 많아져서 홍보지를 보고 피아노와 그림을 배우려고 온 것이 지금 활동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설이 우수한 것에 비하여 활용도가 낮은 것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사회복지사와 평생교육 자격증이 있어서 그 당시 운영진 대표님과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운영진 대표님께서 다른 활동을 하시게 되어 제가 대표를 맡게 되었습니다.
건물 입구에 수수헌과 숭인사랑방의 두 개의 간판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이영호 님 수수헌은 2018년 서울시와 국토부의 도시재생사업에서 탄생하여 마을공동체 재활성화와 주민들의 자발성을 강화하여 스스로 공간을 운영하고 책임지는 ‘주민자치공간’을 지향하고 있으며, 현재 마을 주민으로 구성된 ‘수수헌 마을 운영단’이 있습니다. 두 가지 목표를 지향하는데, 첫 번째는 공유 부엌, 동아리실, 다목적 강의실, 방음연습실, 마당, 옥상 등의 공간을 제공하는 공간 공유입니다. 두 번째는 학력이나 자격증을 넘어 실제 경력과 스스로 쌓은 재능을 지닌 마을 주민이 강사가 되는 강좌를 열어 다양한 배움, 즐김, 교류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활동을 준비하는 주민 활동 기획입니다.
건물의 이름이 적힌 현판이 두 개인 것을 궁금해 하는 분이 많았습니다. 그 중 하나인 ‘수수헌’은 공간의 의미와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수수헌(秀手軒)의 한자는‘빼어날 수, 손 수, 집 헌’이 결합하여 빼어난 손들의 집이라는 의미로 주민들이 다양하고 자발적인 활동을 통해 아름다운 성장을 이루어나가는 주민공동 공유공간을 말합니다. 또 하나 ‘숭인사랑방’은 이곳의 주소가 숭인동 70-11이기에 붙여진 것입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공동체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이영호 님 한마디로 표현하면 지역과 세대, 성별 구분 없이 모두 함께 나누는 공동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균 나이 76세의 어르신들로 구성된‘사랑나눔회’주체로 목요 밥상과 매일 밥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목요밥상은 매월 2회 목요일에 실시하고 누구든지 참여가 가능하고, 매일밥상은 고령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목요 밥상은 60명 정도 참여할 정도로 매우 인기가 있습니다. 또한 매주 금요일 통증 치료와 1년에 2번 나들이, 스마트 교육과 영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 없이 꼭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도전과 열정으로 세상의 아름다운 삶에 대한 꿈을 함께 나누는 청년으로 구성된 ‘버킷리스트 공동체’가 있습니다. 그들의 버킷리스트를 함께 하나씩 실현해 가며 무엇을 더하고 덜어내야 할 것인지를 체험을 통한 이야기 속에서 발견해 내고 있습니다. 학생과 직장인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대부분 주말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두 공동체의 가장 큰 목표는 세대 소통과 나눔을 실천하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나만의 쿠키 만들기를 버킷리스트로 가진 분이 있어서 함께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수업료는 최소의 재료비만 받고 있습니다. 무료보다는 참여율이 훨씬 높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아, 수수헌 운영진으로 가장 많은 일을 해 주시는 김영랑 님이 계시네요. 훨씬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 주실 겁니다. (앞치마를 두르고 쿠키를 만들며 환호와 미소가 가득차 있는 분이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우리를 바라보았다.)

안녕하세요. 쿠키향을 가득 안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대표님께서 자세한 설명을 해 주실 분이라고 추천해 주셨는데, 김영랑님이 참여하게 된 계기와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김영랑 님 안녕하세요. 저는 다둥이 엄마로 2018년 처음 수수헌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수수헌은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엄마들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었고, 우리가 선생님을 모시고 오면 강습을 열어주는 친절한 곳이었습니다. 공간 공유가 된다는 것을 알고 엄마들 품앗이 활동으로 아이들 생일 파티와 구연 동화 읽기와 독서토론을 통해 아이들과 엄마들이 교류가 이루어지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인권과 직업 체험 강사로 활동하느라 잠시 떠나 있다가 조식 사업을 시작하면서 다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조식 사업은 도시락 판매 사업으로 지역 센터, 어린이 단체, 외국인, 마을 주민에게 주문을 미리 받아 만들고 있습니다. 주문이 들어올 때면 힘든 것은 생각나지 않고 그저 신이 나서 만들고 있습니다. 어디에서도 지원을 받지 않고 마을 주민의 힘으로 운영되는 수익성 사업으로 기획한 것이기에 절실한 마음이 노동의 고단함보다, 더 큽니다. 그러면서 재미있는 일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청소년들의 자발성과 주체성을 목표로 청소년 악기(기타, 드럼 등)강습, 청소년 밴드에 연습과 회의 공간 제공, 청소년 아나바다 축제를 진행했습니다. 청소년들의 즐거움과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창신초 베이킹 수업, 바느질 수업으로 인형 만들기를 통해 체험학습공간으로 사용하였습니다.(2층에서는 축제 준비를 위한 중학교 밴드부의 연습 소리가 들렸다.)

앞으로의 계획과 이곳이 주는 의미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저는 학부모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아이들만의 학교가 아니라 엄마와 함께하는 학교를 꿈꾸며 창신동 엄마밴드를 조직했어요. 앞으로 아이들도 함께하는 모임으로 만들어 세대 소통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코로나 시대에 창신동과 숭인동에 살았기 때문에 건강하게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마을은 기웃거리는 곳마다 역사와 삶의 이야기가 묻어 있어 골목골목 기웃거리는 맛이 있어 엄마와 아이들 모두에게 행복한 기억이 있는 곳입니다.
(수수헌 마당 의자에 앉아 청년들이 쿠키와 음식 나눔을 흐뭇하게 바라보시는 수수헌 사랑나눔회 회장님을 발견하였다.)

안녕하세요. 작년에도 뵈었었는데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청년을 바라보시는 따스한 미소가 저를 이리로 오게 했습니다. 어떤 마음이신지 궁금합니다.
문학철 님 늘 수수헌을 채워 주었던 마을 어르신들만 보다가 젊은이들을 보면 흐뭇하고 대견합니다. 그리고,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까지 듭니다. 우리는 가난하고 부족했지만 함께 희망과 꿈이 있던 시대를 살았고, 요즘 청년들은 풍요롭지만 더 큰 풍요에 대한 욕구와 불안감으로 외롭고 힘든 시대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의 자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들에게 등을 토닥여주고 믿어주는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렵고 불안한 시대를 살면서도 서로를 위로하고 작은 행복이라도 함께 하려는 마음과 모습이 참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사회에서 말하는 꼰대는 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안에서 쿠키를 만들며 웃음이 넘치는 젊은이들을 보세요. 이 곳 수수헌에서는 그들의 웃음을 계속 지켜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나이 들었다고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우리가 그들에게 줄 선물을 고민하게 되는 하루입니다.
수수헌에서의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의 어려움을 외면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손을 내밀고 맞잡는 과정에서 혼자서는 버거운 일도 함께라면 길은 있고 기회로 바뀌어 더 단단해지고 이어지리라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공동체 운영에 대한 어려움과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이영호 님 마을운영단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데, 2025년 지원금 없이 자체 운영을 하게 되면서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 충돌로 결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빈번해져서 마을운영단 회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1층은 사랑나눔회만의 공간으로 주장하여 다른 활동을 할 때 한계가 있습니다. 주민의 집으로 남녀노소 모두를 위해 열려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확대하는 것이 큰 과제입니다. 수수헌이 겪는 어려움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 문제입니다. 경제적 문제가 해결되어‘어떻게 해결해야 하지?’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할까?’에 대해 논의하는 날을 꿈꾸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꿈이 이루어지는 날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몇 가지 말씀드리자면 세대 공감을 위해 시작한 청년버킷리스트 모임을 SNS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청년네트워크의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현재 다양한 공동체(동국대 자원봉사 요리 동아리 ‘카페인’, 수채화동아리 ‘물빛’, 동성중학교 밴드동아리, 모던 멘토링지원단, 서울미술사 공부 모임 등)에서 공간을 빌려 활동하고 있는데, 각자의 모임으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수수헌에서 이루어지는 모임 간 소통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함께 하는 축제 마당도 열고 싶습니다. 공동체 간 공유와 나눔, 연대, 협치의 아름다움을 이루어내는 삶의 공동체로 자리매김하려고 노력합니다.

이영호 대표님이 정성으로 만든 점심을 접시 가득 담아 청년 속에 섞여 먹으니 이곳이 이미 아름다운 삶의 공동체가 된 것 같다. 함께 나눔의 행복을 위해 음식을 만들면서도 정작 본인은 행복을 주기 위한 고민으로 가득 차 분주하면서도 이야기를 끊임없이 쏟아내었다. 버킷리스트 청년단에서 선물로 준 수제쿠키를 품에 안고 대표님과 함께하는 공동체를 응원하며 한 마디를 마음속에서 조용히 외쳐 본다.
‘영호대표님, 그 마음으로 이미 많은 사람은 행복합니다. 잠시 숨 고르고 자신을 위한 시간도 잊지 마세요. 대표님 덕분에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대상 : 수수헌 마을운영단
날짜 : 2025년 9월 13일(수)
장소 : 수수헌, 숭인사랑방
인터뷰하신 분: 문학철, 이영호, 김영랑, 대학생
기록 : 이경옥(글), 최정화(사진)
아직 한낮의 햇살과 여름의 열기는 땅과 하늘에 머물러 있었다. 간간이 부는 바람 자락, 후끈함 속에 살포시 가을바람 내음이 여름과 가을의 경계를 혼동하게 하는 9월,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러 가고 있다. 동대문역에서 나와 사람들의 삶이 다양하게 자리한 간판과 거리를 두리번거리며 복잡한 골목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마을공동체가 바로 이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곳곳에 마을주민의 다양한 이야기가 배어 있을 것 같아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오늘 할 일을 잠시 잊었다. 화려한 간판 저 너머에는 수채화와 먹빛을 닮은 그들의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 자주 멈추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물찾기라도 하듯 구불거리는 길을 따라 걷다 모퉁이를 돌아 나타난 수수헌. 재개발의 속도가 빨라진 마을. 그 속에서도 느림과 그리움, 다정함으로 마을 한 켠을 버티고 있는 그곳에 가득 담고 있을 그들의 이야기가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수채화를 그려 보고 싶다.
환히 통창에 비치는 주방 앞에서 마음이 넓어 보이는 운영진 대표 이영호 님은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음식의 온기와 준비하는 사람의 정성이 창가에 하얀 뭉게구름으로 피어나 창을 흐릿하게 감싸 안았다. 문을 여는 순간 끓는 소리와 분주하게 프라이팬에 뒤집개가 부딪치는 소리, 코를 기분 좋게 자극하는 매콤하고 고소한 향이 나를 맞이했다. 한편에서는 청년들이 모여 쿠키를 굽고 있었다. 붉게 켜진 오븐 안에서는 조금씩 부풀어 오르는 쿠키처럼 그들의 마음도 부풀어 올라 작은 기쁨의 탄성을 쏟아내며 시끌시끌해졌다.
“어머, 내가 만든 것이 맞는 거지? 반죽을 섞어 그저 부었을 뿐인데.”
“이 모양 봐. 너무 예뻐서 먹지 못하겠어.”
“우리 청년 사업 함께 할까? 각자의 이야기가 담긴 쿠키를 만드는 테마로.”
안녕하세요. 쿠키 만드시랴, 음식 만드시랴 너무 분주하시네요. 대표님께서 수수헌과의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영호 님 수강생에서 대표까지 가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일은 우연에서 시작되지만 스스로 시도한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창신동에 이사 온 후 코로나로 인해 활동에 어려움이 많아져서 홍보지를 보고 피아노와 그림을 배우려고 온 것이 지금 활동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설이 우수한 것에 비하여 활용도가 낮은 것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사회복지사와 평생교육 자격증이 있어서 그 당시 운영진 대표님과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운영진 대표님께서 다른 활동을 하시게 되어 제가 대표를 맡게 되었습니다.
건물 입구에 수수헌과 숭인사랑방의 두 개의 간판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이영호 님 수수헌은 2018년 서울시와 국토부의 도시재생사업에서 탄생하여 마을공동체 재활성화와 주민들의 자발성을 강화하여 스스로 공간을 운영하고 책임지는 ‘주민자치공간’을 지향하고 있으며, 현재 마을 주민으로 구성된 ‘수수헌 마을 운영단’이 있습니다. 두 가지 목표를 지향하는데, 첫 번째는 공유 부엌, 동아리실, 다목적 강의실, 방음연습실, 마당, 옥상 등의 공간을 제공하는 공간 공유입니다. 두 번째는 학력이나 자격증을 넘어 실제 경력과 스스로 쌓은 재능을 지닌 마을 주민이 강사가 되는 강좌를 열어 다양한 배움, 즐김, 교류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활동을 준비하는 주민 활동 기획입니다.
건물의 이름이 적힌 현판이 두 개인 것을 궁금해 하는 분이 많았습니다. 그 중 하나인 ‘수수헌’은 공간의 의미와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수수헌(秀手軒)의 한자는‘빼어날 수, 손 수, 집 헌’이 결합하여 빼어난 손들의 집이라는 의미로 주민들이 다양하고 자발적인 활동을 통해 아름다운 성장을 이루어나가는 주민공동 공유공간을 말합니다. 또 하나 ‘숭인사랑방’은 이곳의 주소가 숭인동 70-11이기에 붙여진 것입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공동체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이영호 님 한마디로 표현하면 지역과 세대, 성별 구분 없이 모두 함께 나누는 공동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균 나이 76세의 어르신들로 구성된‘사랑나눔회’주체로 목요 밥상과 매일 밥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목요밥상은 매월 2회 목요일에 실시하고 누구든지 참여가 가능하고, 매일밥상은 고령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목요 밥상은 60명 정도 참여할 정도로 매우 인기가 있습니다. 또한 매주 금요일 통증 치료와 1년에 2번 나들이, 스마트 교육과 영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 없이 꼭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도전과 열정으로 세상의 아름다운 삶에 대한 꿈을 함께 나누는 청년으로 구성된 ‘버킷리스트 공동체’가 있습니다. 그들의 버킷리스트를 함께 하나씩 실현해 가며 무엇을 더하고 덜어내야 할 것인지를 체험을 통한 이야기 속에서 발견해 내고 있습니다. 학생과 직장인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대부분 주말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두 공동체의 가장 큰 목표는 세대 소통과 나눔을 실천하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나만의 쿠키 만들기를 버킷리스트로 가진 분이 있어서 함께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수업료는 최소의 재료비만 받고 있습니다. 무료보다는 참여율이 훨씬 높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아, 수수헌 운영진으로 가장 많은 일을 해 주시는 김영랑 님이 계시네요. 훨씬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 주실 겁니다. (앞치마를 두르고 쿠키를 만들며 환호와 미소가 가득차 있는 분이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우리를 바라보았다.)
안녕하세요. 쿠키향을 가득 안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대표님께서 자세한 설명을 해 주실 분이라고 추천해 주셨는데, 김영랑님이 참여하게 된 계기와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김영랑 님 안녕하세요. 저는 다둥이 엄마로 2018년 처음 수수헌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수수헌은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엄마들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었고, 우리가 선생님을 모시고 오면 강습을 열어주는 친절한 곳이었습니다. 공간 공유가 된다는 것을 알고 엄마들 품앗이 활동으로 아이들 생일 파티와 구연 동화 읽기와 독서토론을 통해 아이들과 엄마들이 교류가 이루어지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인권과 직업 체험 강사로 활동하느라 잠시 떠나 있다가 조식 사업을 시작하면서 다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조식 사업은 도시락 판매 사업으로 지역 센터, 어린이 단체, 외국인, 마을 주민에게 주문을 미리 받아 만들고 있습니다. 주문이 들어올 때면 힘든 것은 생각나지 않고 그저 신이 나서 만들고 있습니다. 어디에서도 지원을 받지 않고 마을 주민의 힘으로 운영되는 수익성 사업으로 기획한 것이기에 절실한 마음이 노동의 고단함보다, 더 큽니다. 그러면서 재미있는 일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청소년들의 자발성과 주체성을 목표로 청소년 악기(기타, 드럼 등)강습, 청소년 밴드에 연습과 회의 공간 제공, 청소년 아나바다 축제를 진행했습니다. 청소년들의 즐거움과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창신초 베이킹 수업, 바느질 수업으로 인형 만들기를 통해 체험학습공간으로 사용하였습니다.(2층에서는 축제 준비를 위한 중학교 밴드부의 연습 소리가 들렸다.)
앞으로의 계획과 이곳이 주는 의미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저는 학부모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아이들만의 학교가 아니라 엄마와 함께하는 학교를 꿈꾸며 창신동 엄마밴드를 조직했어요. 앞으로 아이들도 함께하는 모임으로 만들어 세대 소통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코로나 시대에 창신동과 숭인동에 살았기 때문에 건강하게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마을은 기웃거리는 곳마다 역사와 삶의 이야기가 묻어 있어 골목골목 기웃거리는 맛이 있어 엄마와 아이들 모두에게 행복한 기억이 있는 곳입니다.
(수수헌 마당 의자에 앉아 청년들이 쿠키와 음식 나눔을 흐뭇하게 바라보시는 수수헌 사랑나눔회 회장님을 발견하였다.)
안녕하세요. 작년에도 뵈었었는데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청년을 바라보시는 따스한 미소가 저를 이리로 오게 했습니다. 어떤 마음이신지 궁금합니다.
문학철 님 늘 수수헌을 채워 주었던 마을 어르신들만 보다가 젊은이들을 보면 흐뭇하고 대견합니다. 그리고,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까지 듭니다. 우리는 가난하고 부족했지만 함께 희망과 꿈이 있던 시대를 살았고, 요즘 청년들은 풍요롭지만 더 큰 풍요에 대한 욕구와 불안감으로 외롭고 힘든 시대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의 자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들에게 등을 토닥여주고 믿어주는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렵고 불안한 시대를 살면서도 서로를 위로하고 작은 행복이라도 함께 하려는 마음과 모습이 참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사회에서 말하는 꼰대는 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안에서 쿠키를 만들며 웃음이 넘치는 젊은이들을 보세요. 이 곳 수수헌에서는 그들의 웃음을 계속 지켜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나이 들었다고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우리가 그들에게 줄 선물을 고민하게 되는 하루입니다.
수수헌에서의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의 어려움을 외면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손을 내밀고 맞잡는 과정에서 혼자서는 버거운 일도 함께라면 길은 있고 기회로 바뀌어 더 단단해지고 이어지리라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공동체 운영에 대한 어려움과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이영호 님 마을운영단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데, 2025년 지원금 없이 자체 운영을 하게 되면서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 충돌로 결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빈번해져서 마을운영단 회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1층은 사랑나눔회만의 공간으로 주장하여 다른 활동을 할 때 한계가 있습니다. 주민의 집으로 남녀노소 모두를 위해 열려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확대하는 것이 큰 과제입니다. 수수헌이 겪는 어려움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 문제입니다. 경제적 문제가 해결되어‘어떻게 해결해야 하지?’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할까?’에 대해 논의하는 날을 꿈꾸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꿈이 이루어지는 날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몇 가지 말씀드리자면 세대 공감을 위해 시작한 청년버킷리스트 모임을 SNS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청년네트워크의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현재 다양한 공동체(동국대 자원봉사 요리 동아리 ‘카페인’, 수채화동아리 ‘물빛’, 동성중학교 밴드동아리, 모던 멘토링지원단, 서울미술사 공부 모임 등)에서 공간을 빌려 활동하고 있는데, 각자의 모임으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수수헌에서 이루어지는 모임 간 소통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함께 하는 축제 마당도 열고 싶습니다. 공동체 간 공유와 나눔, 연대, 협치의 아름다움을 이루어내는 삶의 공동체로 자리매김하려고 노력합니다.
이영호 대표님이 정성으로 만든 점심을 접시 가득 담아 청년 속에 섞여 먹으니 이곳이 이미 아름다운 삶의 공동체가 된 것 같다. 함께 나눔의 행복을 위해 음식을 만들면서도 정작 본인은 행복을 주기 위한 고민으로 가득 차 분주하면서도 이야기를 끊임없이 쏟아내었다. 버킷리스트 청년단에서 선물로 준 수제쿠키를 품에 안고 대표님과 함께하는 공동체를 응원하며 한 마디를 마음속에서 조용히 외쳐 본다.
‘영호대표님, 그 마음으로 이미 많은 사람은 행복합니다. 잠시 숨 고르고 자신을 위한 시간도 잊지 마세요. 대표님 덕분에 행복한 하루였습니다.’